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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호랑이 바람
작성자 이**
작성일 2020/04/03
조회수 235
제목과 멋진 표지 그림에 반해 읽게 된 그림책 ‘호랑이 바람’. 표지부터 느껴지는 위압감과 무게감이 대단했다. 판화로 표현한 높은 산의 모습이 한국화 속의 웅장한 산처럼 보였다. 표지로 보았을 땐 그저 ‘호랑이 바람’이라는 제목과 산의 모습에 어떤 내용일지 감을 잡기 어려웠다면, 직접 책을 만나 뒷 표지를 보았을 땐 단번에 내용을 예측할 수 있었다.

거대한 산자락의 한 구석에 솟아오른 작은 불씨 하나. 그제야 산 위로 솟아오르는 거대한 연기기둥이 눈에 보였다. ‘산불’이었다.

책 표지를 넘기면 김지연 작가님의 글이 나온다. ‘…큰 불이 나던 그날 밤, 나는 걸어서가 아니라 한달음에 고성으로 달려가고 싶었다. 힘겨운 일을 겪을 때마다 그냥 바라만 보고있지 않겠노라고 두 주먹을 꼭 쥐었었으니까. 우린 모두 그러했다.’ 그 글을 읽고 고성 산불을 검색해 보았다. 2019년에 강원도 고성에서 발생한 거대한 산불이었다. 사진으로만 보아도 그 규모가 엄청난 대형 산불이었다. 집채만한 불이 아니라 거대한 산만한 불길이 마을을 뒤덮고 있는 모습이 정말 두려울 정도였다. 거대한 호랑이가 앞발을 치켜들고 마을을 향해 포효하는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호랑이를 직접 만나면 두려움에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마치 저 호랑이처럼 거대한 산불의 모습을 실제로 보았다면 나는 정말 한발자국도 못 움직였을 것 같다.

새들과 별들이 벗 삼아 노래하며 함께 살던 높은 성. 그 고성에 작은 불씨 하나가 생겼다. 불씨는 무서운 호랑이 바람을 타고 산 전체를 휘감았고, 그 높은 성은 어느 새 불로 타오르는 거대한 산이 되어버렸다.

불에 타고 나버린 나무는 흑색처럼 까맣다. 그래서인지 불길 속에 타오르는 나무의 모습을 판화로 표현하여 나타낸 것이 참으로 멋졌다. 거대한 산불은 실제 불꽃처럼 붉은색, 주황색, 노랑색이 뒤섞인 마블링으로 표현되었다.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퍼져나간 색의 조합이 책장을 가득 덮어도 부담스럽지 않고 생동적이었다.

어느새 봄이 성큼 다가왔다. 높은 산을 무섭게 태워버린 산불이 일어난 것이 작년 이맘쯤이다. 아무리 작은 불씨도 거대한 호랑이 바람을 만나 산 전체를 타오르게 만들 수 있는 무서운 불꽃이 될 수 있다.

책장을 덮자마자 아이들이 생각났다. 아이들을 교실에서 만나면 꼭 이 책을 읽어주고 싶었다. 직업 탓인지 몰라도 정말 이 책은 교실에 두고 매년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딱 좋은 책이었다. 안전교육 시간에도, 미술 시간에도 펼칠 수 있었다. ‘와, 이 책 정말 좋네.’ 소리가 나도 모르게 튀어 나왔다.

내용도 좋지만 실은 내용을 뛰어넘어 책을 구성하고 있는 여러 요소들이 참 좋았다. 거대한 산, 소방관, 불타는 나무, 산을 찾는 사람들까지 하나 하나 표현한 판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