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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내용
책제목대학에 가는 AI vs 교과서를 못 읽는 아이들
작성자 강**
작성일 2020/05/08
조회수 287
이번 독서모임 토론 도서가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법 에이트”였다.
책에서는 인공지능에 지배당하는 교육이 아닌, 인공지능을 지배하는 교육을 위해, 세계 여러 나라와 기업들, 유명인들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음을 작가의 기존 저작과 주석으로 숨 가쁘게 제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AI에 대체되지 않기 위해 공감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중심으로 8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대하고 구체적인 근거 속에서 교사이자 부모이고, 앞으로를 살아가야할 생활인으로서의 위기감이 고조되었다. 하지만 저자가 제시한 8가지 방법 또한 쉽지는 않았다. AI에 대해 좀 더 살펴봐야할 부분도 생겼고, 우리와 비슷한 입시 위주의 교육을 하고 있는 일본이 입시 제도에 IB로 전면적으로 도입한다는 것도 궁금해 자료를 좀 더 찾아보았다. 그렇게 만난 책이 이 책, “대학에 가는 AI vs 교과서를 못 읽는 아이들”이다.

몰입감 있게 재미있게 읽었다. 연가를 낸 노동절 이 책을 읽은 것도 나름 인연이다.
책을 읽으며, AI ‘도로보군’의 도쿄 대학 입학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AI의 역사와 작동 원리를 통해, 현재 AI의 기술 수준과 한계를 잘 이해할 수 있었다. AI 시대를 다룬 책들(“에이트”를 비롯한)에서 본격 AI 시대를 이야기하는 ‘특이점’이 상당 기간 불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통해 AI 시대에 대한 전망이 사실적이기보다는 낭만적인 수준일 수 있겠다는 안도감도 들었다.
그러나 이 안도감은, 도로보군의 과목별 맞춤형 입시 준비 과정에서, AI와 현재의 교육이 겹친다는 점에서 결국 상당수의 일자리들이 AI에 대체될 것임을 예견하면서 무너졌다. AI를 이해하니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는 전망 역시 얼마나 낭만적이었는지. 독해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결국 AI에 대체되는 사회의 잿빛 전망을 보게 돼 답답했지만, 문제를 확인했으나 작가를 통해 해결책에 대한 실마리도 찾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했다.

그래서 이 책의 후반부 중고등학교 ‘독해력’ 조사의 과정과 결과가 여러 가지 면에서 충격적이었다. 막연하게 생각했던 독해력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6가지로 분석하고 이를 확인하기 위한 교과서를 바탕으로 만든 평가 문제들, 그리고 중고등학생 2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들. 아마 우리나라 사정도 비슷할 것이다.
그리고 기초 독해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되는 요소들(독서습관이나 생활습관, 성별 등)의 상관관계가 높지 않다는 점, 조사 과정을 통해 작가가 짐작한 기초 독해력에 영향을 미치는 독서 방법에 대해서도 인상적이었다.
결국 문제는 학생들이 기초학습능력, 그러니까 저자의 말대로라면 교과서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인데, 문제제기가 저자의 몫이라면 그 방법을 찾는 것은 우리 교사들의 몫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쿄 대학 입학 프로젝트의 주인공 ‘도로보군’의 이름은, 동경(도쿄)의 ‘도’+로보트의 ‘로보’+학생 사람의 ‘군’의 의미를 지닌 것 같다. 프로그램으로만 존재하는 IBM의 ‘왓슨’이나 구글의 ‘알파고’와 달리 눈과 손이 있다고 한다.

<인상적인 구절>

(20) AI나 AI를 탑재한 로봇이 인간의 일거리를 전부 대신하는 미래는 오지 않는다. 이는 수학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사실이다. AI는 컴퓨터이고, 컴퓨터는 계산기이며, 계산기는 계산을 할 뿐이다. 이러한 사실을 인지한다면 인간이 하는 일을 로봇이 전부 대신해 준다거나 인공지능이 사고 능력을 갖게 되어 자기 생존을 위해 인류를 공격할 것이라는 등의 생각은 망상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AI가 인간의 지능을 초월하는 극단적인 영향력을 '당분간-우리나 우리 자녀 세대'은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모든 지적 활동을 수식으로 표현해야 하는데 그럴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다행이다. 하지만 인간의 일자리 대부분을 AI가 대체하게 될 세상이 코앞까지 다가왔다고 한다. 특별한 사고가 필요하지 않는 영역, 즉 AI나 인간이 잘할 수 있는 영역(현재 학교 교육이 힘 쏟는)의 대체는 빠를 것이고, 교과서를 제대로 독해하는 능력과 같은 AI나 인간도 하기 어려운 부분의 대체는 쉽지 않을 것이다. 미래 교육에 대한 담론이 현재 학교에서 할 수 있고, 해야하는 부분이다.

(95) 예전부터 나는 굉장한 슈퍼컴퓨터가 등장한다면, 혹은 양자컴퓨터가 실용화된다면 '전정한 의미에서의 AI'가 탄생할 것이라든가 특이점이 도래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은지 의아했다. 1초 동안의 연산 처리 횟수와 지성 사이에 어떤 과학적인 상관관계가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AI와 AI 기술, 이 둘을 구분하지 않고 사용해 AI에 대한 오해가 있다고 본다. 저자는 진정한 의미의 AI는 불가능하다고 한다. AI를 실현하려면 인간 지능의 원리를 수학적으로 해명하고 공학적으로 실현해야 하는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딥러닝' 등 통계적인 수법으로 AI를 실현하려 하지만 통계의 한계가 내재돼 있기 때문에 AI는 아직 존재하지 않으며, 현재 AI 기술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을 뿐이다. Siri 같은.
따라서 AI 관련 '(기술적) 특이점'도 오지 않는다고 한다. 현재 AI 기술이 특정 영역(게임, 의료 등)에서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고 있으나 '특이점'이 AI가 자율적으로, 즉 인간의 힘을 전혀 빌리지 않고 자신보다 능력이 뛰어난 '진정한 의미에서의 AI'를 만들어 내는 시점이라고 정의(32쪽)한다면 그렇다는 것이다.

(174) AI의 약점은 1만 개를 가르쳐야 간신히 하나를 아는 것, 응용력이 없는 것, 유연성이 없는 것, 정해진 프레임 속에서만 계산 처리를 할 수 있는 것 등이다. 거듭 이야기했듯이 AI는 ‘의미를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와는 반대로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아는 능력이나 응용력, 유연성, 프레임에 얽매이지 않는 발상력 등을 갖추고 있다면 AI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그런데 일본이나 우리나라는 입시 위주의 교육 속에서 의미에 대한 이해보다는 문제 유형에 맞는 학습을 반복하고 있어 AI에 대체되기 쉬운 상황에 있다. 프로젝트 학습을 강조하는 일본의 ‘액티브 러닝’이 깊이 있는 학습으로 나아가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을 여러 해 사토마나부 교수님을 통해 들었다. 그리고 대안으로 교재나 사람,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깊이 있는 배움의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도 떠오른다.

(236) AI와 공존하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AI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를 위한 교육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학생들이 중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교과서를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세상에는 정보가 넘쳐나므로 독해 능력과 의욕만 있으면 어지간한 것은 언제 어디서라도 스스로 공부할 수 있다.
(240) 내가 봤을 때 수학 책이나 철학 책을 1년에 3권 이상 정독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대단하다.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은 매우 얇은 책인데, 나는 대학 시절부터 이 책을 스무 번은 읽었고 내가 아는 대부분의 과학적 방법을 이 책에서 배웠지만 그래도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어쩌면 다독이 아니라 정독, 심독에 어떤 실마리가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예감 비슷한 것을 느낀다.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가까운 것에 있다. 어떤 거창한 담론보다 중학교 수준의 독해력을 갖추는 것. 현재 그것이 AI와 AI기술의 본질적인 차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각 교과서들을 제대로 독해해 내려면 사고력, 탐구력, 문제해결력, 공감력 등이 결국 필요하다. 여러 번 읽을수록 깊이를 더해가는 독서에 대해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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