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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보이텔스바흐 합의와 민주시민교육
작성자 강**
작성일 2020/05/08
조회수 168
촛불혁명을 통해 실질적인 의미의 민주주의가 실현되었다. 그리고 그 힘은 코로나19라는 세계적인 위기를 투명한 정부, 자율적인 시민의 힘으로 극복해 가고 있다. 하지만 일상적 민주주의에 대한 우려 또한 적지 않다. 21대 총선 과정과 결과는 우리나라의 민주시민교육의 시급성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

벌써 수년째 상반되고 적대적인 가치가 광장과 온라인에서 일상적이고 전면적으로 투쟁하고 있다. 그리고 그 틈이 매워지기보다는 갈수록 깊어지고 확대되며 단단해지고 있다. 우리 공동체를 유지할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합의가 시급하다. 이때 많이 이야기되는 교육 방법이 독일의 ‘보이텔스바흐 합의’다.

우리와 독일은 여러 가지 면에서 차이가 크다. 하지만 전쟁과 분단, 그로 인한 정치적 갈등의 심화라는 역사적 공통성도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보이텔스바흐 합의’는 중요한 교육방법으로 학교 현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책은 4명의 저자가 ‘보이텔스바흐 합의’의 합의 과정과 원칙, 이를 현장에 적용할 때의 문제, 그리고 우리나라 상황에서 민주시민교육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 등을 제안하고 있다. 책을 읽는 데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보이텔스바흐 합의가 ‘최소 합의’이기에 발생하는 다양한 쟁점과 해석상의 차이, 우리나라 교실에 적용할 때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아 토론을 통해 내용이 좀 더 선명해질 수 있다. 논쟁적 수업을 위해, 우리가 먼저 논쟁적으로 토론해 볼 수 있는 경험 자체를 제공해 준다. 특히 학년 단위의 전문적학습공동체에서 이 책을 읽고 논쟁성 수업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프로젝트를 함께 고민해 보는 것도 좋겠다.
200쪽 남짓한 분량인데 밑줄 긋고 생각할 부분이 많다. 읽으면서 메모한 부분만 맛보기로 정리해 본다.


1. 보이텔스바흐 합의

독일은 바이마르 공국이 민주적인 제도를 지녔음에도 1·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이 된 이유를 민주주의의 결여와 민주시민의 부재에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전후 ‘연방정치교육원’이 설립되었다. 하지만 분단과 68혁명을 거치면서 이념 대립이 정치, 사회, 교육계 등에서 격렬하게 벌어졌다. 그래서 1976년 좌우 진영 정치교육 관련자들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정치교육 방법의 원칙에 대해 논의하였고 자연스럽게 수용되었다. 이게 보이텔스바흐 합의이다. 세 원칙은 다음과 같다.(23~24 요약 발췌)

[1원칙] 강압 금지=교화 금지: 특정한 견해 주입해 독립적인 의견 형성하지 못하도록 방해 금지

[2원칙] 논쟁성에 대한 요청=논쟁성의 원칙: 학문과 정치에서 논쟁적인 것은 수업에서도 논쟁적으로 드러나야 한다.

[3원칙] 이해관계 인지: 특정 정치 상황과 자기 이해 관계 분석, 정치 상황에 영향력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세 원칙은 논쟁성의 원칙(2원칙)을 중심으로, 교사에게는 강압 금지(1원칙), 학생들에게는 이해관계 인지(3원칙)를 요청하는 형태로 표현되었다. 즉 급진주의자든 보수주의자든 학생의 존엄성을 인정하여 특정한 관점을 주입하기보다는 다양한 시각에서 토론과 논쟁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도록 도와주는 걸 기본 방향으로 설정했다.

독일에서 ‘정치교육’은 처음에는 정치 상황에 대한 이해를 촉진하고 민주주의 의식을 다지고 정치 참여 의지를 북돋우는 것이었는데, 이후 사회 문화, 생태와 환경 변화 등 인간 삶의 다양한 양상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것으로 확대되었다. 따라서 독일의 ‘정치교육’은 우리나라의 ‘민주시민교육’과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2. 보이텔스바흐 합의 세 원칙에 대한 논쟁.

(1) 강압 금지 원칙에 대해
-학생들의 주체성을 중심에 두려면 교사는 사회자 역할에 머물러야 하는데, 교사도 정치적 사안에 대해 일정한 견해를 가질 수밖에 없고, 학생은 점수나 교사에 대한 의존성이 크기도 해 교사의 권위에 휘둘릴 수도 있는데, 중립은 어떻게 지켜야 하나?
-강압 금지 원칙이 지나치다 보면 강의식 수업이나 인격적 교화를 소홀히 할 가능성은 없나?

(2) 논쟁성 원칙에 대해
-논쟁성 원칙의 경계는 어디에 있나? 교수학습법 차원에서 모두 다룰 수 없다, 또 누구에게나 객관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논쟁성을 확보할 수 있을까? 인권이나 기본권, 정의도 수업에서 논쟁적으로 다루어야 하나?
-비판적 사고와 쟁점 토론이 지나쳐 배려와 공감을 소홀히 할 위험은 없나?

(3) 이해관계 인지 원칙에 대해
-정치행동이 정치교육의 목적인가? 실제 수업에서 정치행동이 이루어져야 하는가?
-학생들을 이기주의자로 만들고 최대한 이익만 좇으라고 가르칠 것인가?
-학생을 지나치게 존중하여 세상에 대한 이해를 가로막을 위험은 없나?

세 원칙에 대한 논쟁은 4명의 저자 모두가 다루고 있다. 이는 보이텔스바흐 합의가 ‘최소 합의’이기 때문에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다. 다양한 토론과 실천적 노력 속에서 교사의 전문성은 신장되고, 학생들 역시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3. ‘논쟁성의 원칙’을 중심에 두고 수업할 때 고려할 점

(1) 민주적인 학교 문화
학교가 먼저 충분한 민주적 ‘공론장’이 되어야 한다. 각 주체 상호 간 차이와 갈등을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관용과 포용의 문화 형성해 가야 한다.

(2) 교사의 역할과 중립성 문제
그리고 교사는 중립자라기보다는 균형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교사가 자신의 입장을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은밀한 형식의 교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특정 부류의 인간을 혐오하는 의견 등은 인간 존엄성 차원에서 한계를 설정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교사가 균형자 역할을 수행하기 쉽지 않으므로 다양한 정치적 관점을 가진 여러 교사를 만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3) 방법: 다중관점
논쟁성의 원칙은 방법적인 면에서 '다중관점'을 통해 실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역지사지, 합리적 근거에 대해서는 자신의 관점 바꿀 수도 있다. 교육방법도 전달교수법 대신, 학생 스스로 수용적 관점을 중심에 두는 접근법이 필요하다. 즉 실천적 문제들을 실제로 다루면서 스스로 지식 형성, 기존 지식 통합해 나갈 수 있다.


4. 교사들의 정치기본권 확대의 문제

이 책의 추천사를 쓴 곽노현 교육감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교사들을 정당과 선거, 정치의 세계에서 차단하여 이등시민으로 만들어 놓고 학생들을 민주시민으로, 즉 정당과 선거, 정치의 세계를 잘 아는 일등시민으로 길러내라고 명령한다. 이는 마치 교사한테 수영을 금지하면서 학생한테는 수영을 가르치라고 명령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난센스다."

결국, 교사의 역할이 중요한데 어떻게 능력을 키울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다원주의’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학생들이 다양한 관점의 교사들을 만나보도록. 그런데 교사 역시 성장 과정에서 민주시민교육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어 다원주의적 대안도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

교사들의 정치기본권 확대가 가장 중요한 문제이지만 학교 현장에서 교사가 먼저 논쟁적으로 토론을 경험해야 한다. 교직원 회의에서도 논쟁을 거부하는 문화가 강하고 효율적인 회의문화로 전체 토론보다는 단위별 의견 수렴을 통한 조율을 중요시한다. 그런 면에서 ‘학교자치조례’에 따른 교직원 자치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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