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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료일202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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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내용
책제목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작성자 강**
작성일 2024/10/13
조회수 64
6월에 동료들과 “최재천의 곤충사회”를 읽다 이 책이 여러 번 언급돼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누기로 했다. 인간을 길게 바라보는 책들은 구성이 비슷하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사례를 보여주며 주장을 이끌어 가는 경향이. 이 책도 9개의 챕터 중에서 6장까지 더디게 읽혔다. 그런데 7~8장부터는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어 몰입하며 재미있게 읽었다.

1시간 정도 동료들과 책 이야기를 하며 꼼꼼히 읽지 못했던 부분들, 현실로 연결하지 못했던 부분들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확실히 함께 읽어야 더 많이 읽을 수 있다.
-이 책의 중요 개념인 ‘자기가축화’란 번역이 눈에 걸린다. ‘가축’보다는 ‘길들인' 쪽으로 번역하는게 더 맞겠다.
-the fittest를 생존에 가장 좋은 것이라고 번역하는데 그게 진짜 ‘적자’일까. 읽었던 책 중에서 ‘평판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책이 있었다. 전쟁이 났을 때 살아남으려면 숨어야 하지만 사람들의 용기 있는 사람의 ‘평판’을 따라서 하고 싶어하고 그런 것이 전수된다. 따라서 인간은 유전자보다 평판이 전수된다는 생각도. 지금도 협력이 필요한 사회(=농업 등)에서 중요하다.
-인간에게 선량함과 잔인함이 공존하고 있으며 내 편이 아닐 때 비인간화가 시작되고, 동질감 있는 존재에게 더 호의적이다. 공감만으로도 상대방에게 큰 힘이 된다는 걸 아이들과 만남 속에서 느낀다. 한편 다민족국가로 나아가고 있는 우리 상황에서 비인간화할 수 있는 이질감을 학교에서 어떻게 해결해 가야 할까?
-8장에 다른 집단을 인정하지 않는 대안 우파 그룹 2개가 나온다. 사회지배 성향, 권위주의 성향인데 학교에서 그런 경향을 보이는 아이들이 적잖게 나타난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교육으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한나 아렌트는 ‘모든 악은 무관심에서 나온다’고 했다. 그 아이를 다른 아이와 어떻게 접촉하게 할 것인가가 고민이다.
-동물들 입장에서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개체가 되기 위해 친밀감이 전해졌고 번식도 훨씬 유리해졌다고 한다. 인간 역시 그렇다는 걸 기억하라는 의미로 읽혔다. 이 책 8장 마지막 문단에서 건강한 민주주의에 대해, 두려움 없이 만나고 무례하지 않고 반대 의견을 낼 수 있으며 닮지 않는 사람과도 친구가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런 사회를 구축해 우리 인간도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란다.
-다정함은 겉으로 보이는 따뜻한 말투 이런 것 넘어 사고의 범주나 허용의 범주를 넓히는 관용을 말한다. 기본적으로 인간 안에서 다정해야 하고, 인간을 넘어선 환경, 즉 주변의 생명체까지 확대해야 한다.

책을 읽으며 장별로 메모한(아니 밑줄 그은 부분을 이어 붙인) 부분은 다음과 같다.

0. 들어가며: 살아남고 진화하기 위해서
적자생존이란 용어 때문에 사람과 생태계 모두 강한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을 다윈 이후 오랫동안 신봉해 왔다. 적자생존은 약육강식이 아닌 상황에 가장 잘 맞는 개체가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아마 적자생존의 상황에서는 강자조차 잦은 싸움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오히려 생존율이 떨어진다. 결국 다정함(협력, 타인에 대한 긍정적인 행동)이 생존을 위해 더 필요했다. 자연계에서는 협력을 통해 번성한 사례가 훨씬 더 많다. 다정함(친화력)은 자기가축화를 통해서 진화했다. 가축화는 세대를 거듭할수록 지능을 쇠퇴시키지 않으면서도 생존력과 친화력을 향상하게 시켰다. 그런데 이 친화력이 집단 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우리 집단을 위협하는 존재에 대한 배타심도 세다.

1. 생각에 관한 생각
‘마음이론’은 ‘생각’에 대한 이론이다. 우리는 ‘마음이론 능력’ 덕분에 타인의 마음을 추론하고 이해할 수 있으며 타인과 협력하며 의사소통할 수 있다. 마음이론 능력이 있어서 타인에 대해 신뢰할 수 있고, 사랑과 행복도 할 수 있다. 반대로 나를 괴롭힌다는 생각으로 증오할 수 있고 거짓말도 할 수 있다. 감정은 우리 마음에 있다고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우리의 생각에 있으며 타인의 생각에 대한 나의 추측과 추론에서 만들어진다.
동물의 인지능력은 생식의 성공을 촉진하도록 진화했는데, 사람과 가장 비슷한 원숭이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지만 개에게서는 그런 능력이 발견된다. 개가 가축화되는 과정에서 인간과 살기 위해 인간을 더 닮도록 진화한 것은 아닐까.

2. 다정함의 힘
사람에게 친화적이었던 개체들이 더 많이 생존하고 번성한다. 가축화는 철저히 인간 중심적인 과정으로 다른 개체에 비해 두려움이 많았던 개체들이 사람들과 소통하며 더욱 번성하게 됨. 즉 사회적 행동에 대한 반응(의사소통 능력)은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친화력 있는 동물들에게서 발휘된다. 그러나 이들의 의사소통 능력은 이전부터 있었던 것들임. 늑대나 개 모두 자기 집단들끼리 의사소통하지만 인간과 소통할 수 있는 것은 자기가축화된 개들(또는 그런 개체)만 가능했음(가능하게 진화함). 결국 두려움을 친화력으로 대체해 인간을 활용한 동물들이 번성하게 될 것이다.
*자기가축화: 동물이 사람의 지배를 받으며 더 높은 번식 성공을 보이고 세대를 거듭할수록 보편화되는 현상.

3. 오랫동안 잊고 있던 우리의 사촌
인류의 사촌 종인 침팬지와 보노보의 비교, 대조를 통해 자기가축화에 인간이란 변수가 없어도, 즉 자연선택을 통해서도 자기가축화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함. 침팬지와 보노보에게 작용하는 ‘친밀함의 선택압’이 다르며 보노보의 경우 친밀함이 생존의 중요한 요소(행동, 외모, 인지능력까지)임을 보여줌.

4. 가죽화된 마음
사람 역시 자기가축화 과정이 사회적 또는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 및 인지능력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침. 그런데 인간의 자기가축화 과정에서 감정반응이 낮은 사람들이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과 포용력을 더 향상했음. 그리고 자연선택 과정에서 이런 능력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었음. 따라서 사람도 자기가축화가 일어났을 것. 즉 자제력과 친밀감이 큰 사람이 자연선택 과정에서 선택받았음.
그러면 다른 가축화된 동물은 왜 인간만큼의 능력이 생기지 않았나, 인간 종의 뇌 크기가 훨씬 커짐. 사람의 자제력이 강화되면서 마음이론, 계획 수립, 추론, 언어 등의 초강력 인지능력이 발달하게 되고 복합적인 문화 전통도 형성됨(118). 즉, 인간종은 뇌 크기 등 이미 어느 정도 능력이 갖춰진 상태에서 자기 가축화가 진행된 것으로 보임.
그럼 다른 사람 종들은 조건이나 상황이 비슷한데 왜 호모 사피엔스만 발달했나? 하얀 공막이 가장 큰 차이. 하얀 눈은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 눈맞춤, 신뢰 등을 쌓는 데 도움이 되었기 때문. 호모 사이엔스만 유일함.

5. 영원히 어리게
친화력 선택이란 사실상 사회화 기간의 연장을 뜻한다. 발달할 시간이 더 길다는 것은 다양한 경험을 습득할 시간이 더 주어진다는 뜻이다. 인간의 유전자 중에는 다른 수백 개의 유전자를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들이 있어 어느 하나에 미세한 변화가 생기면 동시에 많은 형질에 크나큰 영향을 끼칠 수 있음. 이중 신경능선세포(147)는 배아기 때 잠깐 나타나는데 가축화 징후에 영향을 끼침. 두려움과 공격성의 감소.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호르몬 적게 분비, 또한 친화력 선택과 관련된 세포 조직 발달에도 큰 영향을 미쳐 생식주기를 앞당기고 빈도도 높임.
인간의 뇌는 발달하기 전에도 다른 동물에 비해 우월한 사회적 인지능력(협력적 의사소통) 기술을 보여주지만 자제력은 더디게 발달해서 20대 초반이 되어야 성인 수준을 갖춤. 그 결과 뭐든 더 빨리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생기며 이런 과정을 고쳐 뇌의 신경망이 정리되고 인지능력이 향상됨.
그리고 인간의 친화력은 사회화 과정을 거치면서 가족은 물론 집단 내 타인이라는 더 넓은 범주의 집단 정체성을 갖게 되었음. 집단의 정체성은 사회장의 영향을 받음. 이 사회장은 구성원들의 사회적 인식에 따라 탄력적인데 '사회규범-사회의 각종 제도'의 영향을 받음. 즉 사람이 자기가축화된 이후 사회규범을 공유함으로써 같은 집단으로 정의함. 이런 친화적인 태도는 계속 신장해 정글의 법칙, 전쟁을 폐기하는 상황에까지 이름. 그럼에도 위기는 계속 존재한다.

6. 사람이라고 하기엔
자기가축화 과정에서 부모의 행동에 중대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옥시토신은 자식에게는 포용력을, 자식을 위협하는 것에는 공격성을 보인다. 즉 자기가축화 과정에서 일어난 옥시토신 시스템이 친밀감과 공격성을 증가시킨다. 사람 자기가축화 가설은 마음이론을 둔화시키는 능력도 갖게 만들었고, 그 결과 규칙 위반 여부보다는 집단 정체성에 따라 행동이 나타나게 되었다.
자신과 집단에 위협이 되는 외집단에 대해 인간 이하의 취급을 하고 싶어하고 그들이 먼저 우리를 인간으로 보지 않았다는 ‘보복성 비인간화’가 나타난다.

7. 불쾌한 골짜기
유럽인이 처음으로 대형 유인원을 보았을 때의 느낌을 ‘불쾌한 골짜기’라 할 수 있다. 유인원에 대한 이러한 감정이 아프리카 노예로 비유되었다가 싫어하는 대상으로 확대되었다. 최근까지도 흑인에 대한 유인원화가 심하며 미국 백인들의 경우 타민족이나 인종에 대해 덜 떨어졌다는 인식(인간의 상승 척도)을 여전히 갖고 있다. 그리고 이는 보편적인 현상이다. 사람들은 자신을 인간 이하로 여긴다고 들었을 때, 상대방이 자신을 위협한다고 느꼈을 때, 모르는 사람이 신체적 고통을 겪는 경우 자신과 같은 인종일 때(벤듀라 실험), 종교에 따라 서로를 비인간화(보복성 비인간화)한다.
흑인이든 백인이든 사람의 자기가축화 과정에서 사람을 더 다정해지게 번식시키자는 의견(인간 품종 개량)이 있으나 이는 대표적인 우생학으로 불가능하다.

8. 지고한 자유
민주주의는 인간이 어두운 본성을 잠재우고 선한 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유일한 정부 형태이지만, 수립과 유지가 어렵고 쉽게 독재자에게 넘어간다.
미국은 민주주의 성숙 단계에서 부실 단계로 강등되고 있다. 정부조차 정부에 반대하는 실정으로 미국인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매우 심하며 선거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강한 지도자를 원하고 있다. ”너무 민주적일 때 민주주의는 실패한다“는 지고한 자유로부터 폭군이 만들어지고 있고 이들은 갖가지 갈등을 일으킨다. 이런 상황에서 주류 보수주의를 거부하는 대안 우파(극우 이데올로기 추종자 집단의 확대로 민주주의는 위기다.
그러나 비인간화=혐오의 교육으로 변화시키려는 방법은 반감을 일으킬 수 있다.
민주주의를 유지하고자 하는 비인간화 백신은 ‘접촉’이다. 접촉을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혀야 하며, 문제제기 방식으로 폭력보다는 평화시위가 더 효과적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마지막 문단에서 건강한 민주주의를 유지하기 위한 장치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9. 단짝 친구들
사람과 동물의 사랑과 우정이 사람들을 평등하게 바라보는 시각과 연결된다. 역시 마지막 문단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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